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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이야기

맛과색으로 보는 건강요리

서진35 2009. 10. 3. 08:51
오미자라는 것이 있다. 감(甘, 단맛)·산(酸, 신맛)·고(苦, 쓴맛)·신(辛, 매운 맛)·함(鹹:짠맛), 이렇게 다섯가지 맛을 낸다는 의미에서 '오미(五味)'라고 칭한다. 한의학에서는 오미가 오장(五臟)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본다. 동의보감과 같은 한의학서에서 약재나 식품을 논할 때 항상 나오는 말이 '맛이 평이하다', '맛이 달다'와 같은 맛에 대한 언급이다. 이것은 단순히 입맛의 문제가 아니라 그 약재나 식품의 효능에 대한 기본 전제가 되는 것이다. 음식의 색도 중요하다. 이것은 한의학에서 보는 음양오행과 맞아떨어진다.
속된 말로 입맛이 변하면 죽을 때가 되었다는 말을 한다. 이 말은 오장의 이상과 불균형으로 인해 맛에 대한 기호가 달라지는 것이 위험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 입맛이 바뀌는 것은 내장 기능의 강약이 바뀌었다는 것을 말한다. 음식의 맛, 그리고 입맛도 가볍게 생각할 것은 아닌 것 같다.

* 달고 노란 것은 비장과 관계가 있다
'지라'라고도 불리는 비장은 백혈구를 만들고 적혈구를 파괴하는 기능이 있다. 더불어 소화기능에도 관여한다. 포도당과 같은 단맛이 나는 것들은 소화흡수가 쉬운데, 바로 단맛이 비장의 기능을 붇돋기 때문이다. 특히 비장이 허하면 입에서 매우 단 것이 당긴다. 단 맛의 식품은 여러 식품과의 조화를 만들어 내며, 진정, 진통, 놀람 억제 등의 반응을 보이므로 크게 놀랐거나 신경이 예민해져 불안 초조할 때 좋다.
그러나 무엇이든 지나친 것은 부족한 것과 같다. 입에서 달짝지근한 냄새가 날 때는 삼황산(三黃散)이라는 약으로 비장의 열을 내려주어야 한다.
비장을 자극하여 기를 만들어 주는, 단음식으로는 대추, 감초, 쌀, 고구마, 초콜릿, 케이크, 무, 당근 등이 있다.

* 시고 푸른 것은 간장의 기능을 돕는다
봄철 꾸벅꾸벅 춘곤증과 식곤증에 시달릴 때 봄나물을 새콤하게 무쳐 먹는다. 무리하게 운동을 했거나 과로했을 때 식초나 귤처럼 신음식을 먹으면 쉽게 피로가 풀린다. 이것은 피로물질을 해독하는 간 기능이 향상된 덕분이다. 임산부가 신 것을 찾는 것도 여기에서 연유했다고 할 수 있다. 신맛은 움추리고 수렴시키는 성질이 있어 설사를 멎게 한다든지, 땀을 줄인다든지 하는 작용이 가능하다. 또 정신집중과 기억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신맛이 간과 관계가 있다는 것은 간에서 생성된 담즙이 신 맛이 난다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간이 안 좋으면 신트림이 넘어온다. 이 때는 간화를 없애는 좌금환(左金丸)으로 위산과다증을 치료한다.
간에 도움이 되는, 신맛 식품에는 식초, 오미자, 산수유, 요구르트, 레몬, 자두, 살구, 사과, 복숭아, 토마토, 매실 등이 있다.

* 쓰고 붉은 심장을 편하게 한다
소량의 쓴맛은 위를 튼튼하게 하고, 소화작용을 돕는다.
그러나 다량의 쓴 맛은 소염, 혈압강화, 해열 작용을 한다. 심리적인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때 가슴이 답답하고 입안이 쓰다. 이때는 황연이나 황금과 같이 맛이 쓴 약재로 심장의 열을 내려줘야 한다. 한약으로는 청심연자탕(淸心蓮子湯)을 쓸 수 있다.
쓴맛이 나는 식품에는 고들빼기, 더덕, 상추, 도토리, 씀바귀, 더위, 죽순, 쑥갓, 시금치, 우엉, 샐러리, 녹차 등이 있다.

* 맵고 하얀 것은 폐장을 보한다
감기에 걸리면 파뿌리와 생강을 달여 먹으라고 한다. 뜨거운 콩나물국이나 북어국에 고춧가루를 듬뿍 쳐서 얼큰하게 먹는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것은 매운 맛이 찬바람이 든 폐를 보하기 때문이다. 폐를 자극하는 식품에는 파, 생강, 마늘, 박하, 한약재인 소자 등이 있다.
허브의 일종인 박하는 영어로는 민트라고 한다. 우리에게 낯익은 페파민트나 스피아민트에서부터 애플민트, 파인애플민트, 코리안민트, 라벤다민트, 쿨민트, 벨가못드민트, 카리민트, 썬민트, 카라민트, 호스민트, 마운틴민트 등 40여 종의 다양한 민트가 있다. 외국에서는 육류의 소스 등에 빠질 없는 향신료이다. 특히 오데코롱민트는 주로 화장품 등에 쓰이며, 페니로얄민트는 잔디 대용으로, 오렌지민트는 샐러드로, 진저민트는 관상용으로 애용되고 있다.
박하는 멘솔이라는 성분이 있어 입안을 화하게 하는 독특한 맛이 있다. 덕분에 음주흡연으로 입안이 텁텁한 중년남성들에게 박하사탕이나 껌이 인기를 얻고 있다. 또 박하차는 감기와 같은 폐와 관련된 질환이나, 멀미나 위장병과 같은 소화기 질환에 효력을 발휘한다.
단 매운 맛을 지나치게 즐기는 사람은 피부병에 걸릴 수 있다. 피부는 폐와 연관이 있고, 도를 지나친 매운 맛이 폐를 상하게 했기 때문이다. 조금만 매워도 못 먹고 입안이 얼얼하다면 폐가 약한 것은 아닌지 의심해 볼만하다. 사백산(瀉白散)이라는 약을 쓰면 폐가 튼튼해진다.
또 폐가 약한 천식에는 도라지와 배처럼 하얀 음식이 특효다.

* 짠맛은 신장에 해롭지만, 검은 것은 신장에 이롭다
짠 음식은 단단한 것을 부드럽게 하고 기를 아래로 가라앉히는 경향이 있다.
입안에서 짠맛을 느끼는 것은 신열(腎熱)이 원인이므로 자신환(滋腎丸)으로 콩팥의 열을 내려줘야 한다. 신장병 환자에게는 짠 음식이 독이다. 그것은 짠음식이 신장에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짠맛으로 신장을 자극하는 식품은 소금이 대표적이지만, 된장국, 게, 전복, 조개류, 어패류, 다시마, 미역, 해조류 등도 알게 모르게 짠 맛이 많이 나서 신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그러나 검정콩, 오골계, 숙지황과 같은 검은 음식은 신장을 보한다.


신기하게도 우리 인체는 그때그때 장기가 요하는 맛을 필요로 한다. 평소 단음식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배가 고플 때는 단 것이 당긴다. 소화흡수를 담당하는 신장이 단 것을 원하기 때문이다. 만일 짠맛이 오히려 신장을 해칠 때는 단맛으로 짠맛을 중화하며, 신맛이 지나치면 매운맛으로, 쓴맛은 짠맛으로, 단맛은 신맛으로, 매운맛은 쓴맛으로 중화시킬 수 있다. 그러므로 크게 무리가 되지 않는 한도내에서 입맛에 당기는 것을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편식으로 어느 한가지 맛만 즐기는 것은 위험하다. 골고루 먹음으로써 각 장기를 모두 튼튼하게 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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