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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이야기

[스크랩] 된장 담그는 법

서진35 2009. 9. 1. 19:47

 

[만드는법] 된장 담그는 법

  • 글쓴이: 루디아
  • 조회수 : 8
  • 07.03.12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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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독대 : 5년의 밑그림 - 장 담그는 풍경
장 담그기의 기본은 콩을 고르는 일에서 부터 시작됩니다. 좋은 콩만을 골라 깨끗한 물 받아 티검불 나오지 않도록 치대고 헹구기를 여러번 반복해요. 구정물 나오지 않을 때까지, 맑은물이 더는 흐려지지 않을 때까지...

아...우리 가족의 장 담그는 이야기를 들려 드리려니 새삼 몇 년간의 기억들이 영화 필름 돌아가듯 머릿속에서 좌악 펼쳐지네요. 사진 고르면서는 흥분이 일어 가슴이 살짝 울렁거렸어요.
오늘이 있기를 정말 간절히도 기다렸습니다, 지난 5년간...



마지막 헹구기 전에 반드시 체로 일어야 해요. 갈무리 하며 쓸려 들어 간 돌이 꽤 많이 걸러지거든요.

이번엔 사진이 조금 많이 올라갑니다. 해마다 찍기를 반복했더니 다 모으고 보니까 대략 1.000장쯤 세어지더라구요. 그래도 부족한 그림이 있어, 고르던 저희도 놀랐습니다.


모래도 아니고 '돌' 입니다.^^;

지난번에 <진간장 독립만세>에서도 잠깐 말씀 드렸었지만 지리산 한 자락에 둥지를 틀며 어머니와 제가 가장 해보고 싶었던 게 바로 장 담그기였어요. 서울에서 환경탓에 마음 먹은대로 잘 되지를 않아 속 상했던 게 바로 이거였는데 그렇잖아요~
장 이야말로 조화로운 음식맛을 내기 위해 빠뜨릴 수 없는 가장 중요한 조미료니
얼른, 제대로 만들어 먹고 살아야지 하는 급한 의욕이 시도때도 없이 솟아오르는 겁니다.



콩 삶는 일은 새벽부터 시작을 해야기 때문에 전날 미리 넉넉하게 장작을 패 둡니다.



저~기 보이는, 바로 저 가마솥에 콩을 삶을거예요. 잘 생긴 저 솥엔 대략 7말 정도(약 50Kg)가 들어가요.
바라만 봐도 배 부르고 기분 좋아지는 솥입니다.
저희 어머니는 한여름에도 가끔 불을 때 기름칠을 하며 솥을 길들이곤 하시지요.



불린 콩과 물을 넣고 센불로 끓이다가 끓어 오르기 시작하면 은근~한 불에 푹~삶습니다.
대략 5시간 정도 삶으면 좋더라구요.
콩이 덜 익은것으로 메주를 쑤면 여러가지 분해효소가 제대로 침투하지 못해 발효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요.
이런 메주로 장을 담그면 간장 색이 맑지 못하고 제대로 우러나지를 않으니 맛도 떨어지지요.

이렇다보니 불 보느라 식구들이 돌아가며 솥앞을 지키지만...언제나 불씨를 당겨 불 지피기를 시작하시는 분은 어머니세요. 우리 어머니, 새벽 잠을 깨고나면 세수부터 하시고는 바로 성경 읽고 기도 하고 묵상으로 하루를 시작하시는 게 매일의 첫번째 일과인데 메주 쑬 때는 더더욱이 어머니의 기도가 약이 될 거라는 믿음에서 어머니 당신과 저희들 모두 기꺼이 동의를 했답니다.

메주 쑤는 시기는 지방에 따라 조금 다릅니다. 하동은 겨울이 비교적 짧고 따뜻하기 때문에
저희의 경우 보통 음력 10월 중 청명한 날을 골라 콩을 삶기 시작해요.



삶은 콩을 소쿠리에 건져 남은 물기를 뺀 후 뜨거울 때 일부는 절구에 찧고, 나머지 사람들은 이렇게 주먹다짐을 해가며 최대한 곱게 찧어요. 저는 된장국 끓일 때 꼭 체에 내려서 끓이거든요.
콩 알맹이가 남아 입 속에서 돌아다니는 게 좋질 않아서...



잘 찧은 콩은 베보자기를 깐 메주틀에 넣어서 꼭꼭 눌러 단단하게 만듭니다.

이 메주 만들기가 제일 재밌어요. 메주틀이 하나 뿐인지라 손이 빈 사람은 손으로 두드려 만들거든요.
모양이며 말랐을 때의 갈라지는 정도며...이거 완전 사람 성격 다 나옵니다. 게다가 가장 으?으? 하는 분위기예요. 누구 메주는 정말 예쁘네, 저 메주는 진짜 옥떨메 같네...칭찬과 농을 섞어가며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이야기꽃을 피웁니다.



햇볕 잘 들고 바람 잘 통하는 곳에 볏짚 넉넉히 깔고 메주덩이를 널어 하루 한 번 뒤집어주며 꾸덕꾸덕할 때까지 잘 말립니다.

몹시 추우면 볏짚 두둑하게 덮어주고 밤이면 비닐 덮어서 밤새 내리는 서리를 막아주고요...
그렇게 매일 마주하게 되는 이 네모진 얼굴얼굴에 정이 흠뻑 들어버려요.  



바깥에서 대략 한 달 정도 메주를 말리고 나면 다음엔 따끈한 황토방이 마른 메주를 맡습니다.
바닥에 짚을 충분히 깔고 켜켜이 메주와 짚을 올린 뒤 마지막으로 메주를 푹~씌울 만큼 짚을 두둑하게 덮어둡니다. 사나흘만 지나면 피기 시작하는 곰팡이는 한 보름쯤 지나면 메주에 아주 예쁘게 덮여요.

온도는 지나치게 높아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구요
무엇보다 황토방에서 띄우면 자동으로 습기 조절이 되니 잡균의 번식이 확실히 적어요.
황토방에서 이렇게 띄워 만든 장은 우선 쿰쿰한 냄새가 없어요. 깨끗하죠. 맛도 일반 된장 보다 깔끔합니다.


난생에 이렇게 사랑스러운 곰팡이는 처음이예요.힛~

볏짚을 말아 뭉쳐서 수세미를 만들어 가마솥을 닦는 것에서 부터 시작해서 저희가 볏짚을 아끼지 않고 사용하는 것은 우리 조상의 돋보이는 지혜를 ?아 실천해 보고자하는 의지에서입니다.
볏짚은 자연의 미생물과 만나 발효시키는 과정에서 미생물이 잘 번식 되도록 도와주지요.
메주의 숙성과 발효에 관여하는 주 미생물은 바실러스 서브틸러스인데 이 바실러스 서브틸러스는 물 맑고 햇빛 좋고 공기가 깨끗한 기후 조건을 지녔을 때 활발하게 작용을 한다고 해요.



황토방에서 겨울을 나며 충분히 뜬 메주는  거듭 태어나기 위해 몹시 분주하게 이른 봄을 맞습니다.

저 방이 2층 아랫방으로 보통때는 저희 부부가 사용하는 방이예요. 가구라곤 별다른 게 없이 사과 괘짝 보다는 조금 클까 싶은 작은 옷장 겸 이불 받침이 하나 있을 뿐이라 메주 띄우는 철이 돌아오면 그나마도 난짝 들고 어머니 계시는 구들방으로 이사를 합니다.

저희집 2층은 난방이 되질 않아요. 처음 설계하며 계획하지 않았던 공간이었던 터라 뒤늦게 난방을 하기 어려움이 있어 그냥 지었기 때문에 겨울이면 몹시 춥지요. 2층이 도련님이 쓰시는 방인데...
추워서 살 수 없으니 때를 맞춰 도련님도 어머니 방으로 몸 이사를 옵니다.
이쯤되면...겨울 우리집 풍경 상상이 되시나요?
설설 끓게 불 땐 방에 엑스레이는 어디서 찍나, 오글오글...복닥복닥...시끌벅적...지지고 볶으며 살기는 최곱니다.



장 담그는 시기도 지방마다, 집집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저희는 음력 2월 중에 좋은 날을 잡아요.
상쾌한 날 맑은 지리산 물 받아  메주에 덮인 곰팡이를 씻어내는 것으로 장 담그기가 시작되는 것이지요.

사이좋게 일을 나누는 형제의 그림은 봐도봐도 싫지가 않아요. 추진력이 강해 결정한 일 앞에는 망설임도 없이 앞으로 쭈욱 끌고가는 제 남편과 다른 이의 말을 주의깊게 들을 줄 알고 뒷심이 좋아 끈기 있게 일처리를 마무리 해내는 도련님...마치 메주와 볏짚 관계 같다고 하면 웃으시겠지요?^^



솔로 박박 문질러가며 깨끗하게 씻는데 메주 안쪽을 씻을 땐 조심해서 닦아내야해요.
겉은 단단해도 속은 말랑해서 너무 또 박박거리다간 쪼개어질 수 있거든요.



말갛게 씻겨진 메주는  바람 술술 넘나드는 대자리를 체 삼아 햇볕을 쬐며 몸을 말립니다.
아참, 제가 자료를 찾다가 재미난 것을 알게 되었어요.

<증보산림경제(增補山林經濟)>에서는 '末醬' 이라 기록하고 이것을 '며조' 라 하였다.
이 말장은 본디 장을 말한 것이나 훗날 메주를 가리키게 되었다.
한편 이 말장은 일본으로 건너가 '미소' 라고 했다는 기록이 보인다.
일본은 <정창원문서(正倉院文書)> 덴표(天平) 11년(739) 조에서 말장을 미소라고 읽고 있으며, 또 다른 <동아(東雅)>의 '장' 조에 고려의 장인 말장이 일본에 들어와서 그 나라 방언 그대로 미소라 읽는다고 기록되어 있다.

어렴풋이 미소가 우리나라에서 전래 되었다고는 알고 있었지만 근거를 접하고보니 조금 으쓱해지던걸요.



항아리는 한 열흘 전 부터 세척을 시작합니다 우선은 황토를 진하게 풀어 항아리에 배어있는 묵은 냄새를 뽑아야 해요. 밖에 나가 있는 사람이 누구든 눈에 띄면 한 번씩 저어주면서... 묵은 장 냄새까지도 황토에 흡착되어 아주 잘~빠져요. 장 담그는 당일이 되면 묵은 황토물을 깨끗하게 씻어 버립니다.



참숯에 불을 피워서



항아리를 엎어 만지기 어려울 정도로 뜨거워지도록 열소독을 합니다.
오랫동안 장을 품었던 항아리 표면에는 눈물처럼 땀처럼 송글송글 방울이 맺혀요.
숨쉬는 항아리의 숨 구멍이 트이는 것 같아 보고 있으면 속이 다 후련해집니다.



마지막으로 알콜도수 50%의 강소주로 닦으며 항아리 소독 마무리!!



뜨거운 옹기에 알콜연기 올라 오는 것 좀 보세요. 제대로 소독이 된 옹기라면 알콜연기에 잡내는 따라 올라오지 않아요.



소금은 장담그기 하루 전에 물에 잘 풀어 녹인 다음 가라앉히고 불순물은 체에 밭쳐 걷어냅니다.

장맛이 좋으려면  첫째는 콩이요, 둘째는 물이요, 셋째는 바로 이 소금이지요. 질 좋은 천일염을 해마다 구해다 몇년씩 묵히는데 제일 오래 묵힌 것부터 내어다 사용합니다. 간수가 잘 빠진 좋은 소금으로 장을 담그면 간장도 된장도 쓰지 않고 단맛이 깊게 돌면서 감칠맛이 입안에 부드럽게 퍼집니다.



대나무가 필요하니 톱을 챙겨 뒷산을 오릅니다. 메주를 항아리에 차곡차곡 담은 후에 위로 둥~뜨지 않도록 대나무 살을 얼기설기 올려 메주가 적당히 눌리도록 해야 하거든요.

소금물의 염도가 적당한지 아닌지는 메주가 가볍게 떠오르는 정도를 봐도 알 수 있어요.
메주가 소금물 밑으로 축 처지면 너무 싱겁다는 증거지요.
남녘에서는 쌀쌀한 윗지방에서 보다 조금 짭짤하게 간을 맞춰야 탈이 없습니다.

대나무 숲에서 대나무를 다듬다가...사진 찍어요~소리 치니 평소에 사진 찍는거 별로라 하던 도련님, 갑자기 저렇게 포즈까지 턱 취해 주더군요. 엉뚱한 도련님 행동에 웃음을 참으면서...



잘 씻어 말린 메주를 독에 차곡차곡 넣습니다.

장을 손수 담가 드시거나 혹은 집안 어른들이 담그시는 걸 보고 자란 분들은 그림을 쭉 보시면서 '우리집에선 이 과정을 다르게 하는데...'싶으신 곳이 많을거예요, 그쵸?
이 과정만해도 어느댁에서는 메주를 일부러 잘라 항아리에 담으시잖아요. 재밌습니다.
같은 장을 담그는것 같아도 사소한 것 하나마저도 집안마다 나름대로의 특별한 방법을 쓰고
그로인해 독특한 장맛을 만들어낸다는 것이요.



대나무살까지 끼워 놓고보니 예~술 한바탕 한 것 같습니다..ㅎㅎ



소금물을 부은 후 장에 이물질이 생기지 않도록 숯을 빨갛게 달궈 넣고 마른 고추까지 넣으면...
이로써 장 담그기 1차는 끝이 났습니다.

저희는 생략했지만 제대로 하면 이 과정도 상당히 재밌어요. 짚으로 새끼를 꼬아 독어깨에 매어 놓고는 청솔가지를 함께 매달기도 하고 버선본도 오려 거꾸로 붙여 놓기도 해요.(그림책이나 테레비에서 많이 보셨지요?^^)
해 놓으면 무엇보다 눈이 참 즐겁습니다. 푸근한 정서에 마음이 그냥 봄햇살 같아지잖아요.



이틀 후의 항아리 속 풍경입니다. 벌써 발갛게 간장물이 올라오기 시작했네요.
저대로 두 달을 그냥 두면 가무잡잡한 조선간장이 얻어지는 거예요.

독을 꾸미는 모든 행위는 예로부터 잡귀를 막을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행해 온 주술적인 의미로 전해 내려왔는데 고추의 붉은색과 청솔가지의 푸른색, 흰색 등은 모두 양색(陽色)이며  특히나 붉은색과 푸른색은 잡귀가 싫어하는 색으로 잡귀가 가까이 오는 것을 막아 장맛이 변하지 않게 하고 숯은 잡귀를 숯 구멍에 가두어 장맛이  변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여겼으며 또 버선본을 종이에 오려 독에 거꾸로 붙여 놓은것은 장맛이 변했더라도 다시 제 맛으로 돌아오라는 뜻과 장을 더럽히는 귀신이 버선 속으로 들어가 나오지 못하게 한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는 벽사의 의미가 담겨 있기도 하지만...이러한 풍습 중에 고추와 숯을 넣는것은 참으로 과학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

붉은 고추는 매운맛 성분의 캡사이신이 갖는 살균효과에 의해 잡균의 번식을 방지함으로써 장맛이 변질되는 것을 막아 주는 역할을 하고 숯은 모두 알고 있듯 뛰어난 흡착효과로 인해 나쁜 맛을 빨아냄으로써 좋은 장맛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장 거르는 날
장을 담근지 두 달쯤 되면 바람 자고 맑은 날을 택해 장을 걸러요.

장 담그기는 그 과정 하나하나 뜻과 정성이 담기기 때문에 어디에도 소홀할 틈이 없습니다.
그러나, 하면서도 특별히 재미를 느끼거나 뿌듯한 과정이 있기 마련인데요~
지리산 속 화사한 5월, 푸른하늘 아래 송화가루 맞으며 맑디맑게 익어가던 장독 뚜껑을 열어 꾸욱 누르고 있던 대나무살을 꺼내는 그 때요...정말 가슴이 다 찌리리리~해져요. 감사하고도 행복한 순간입니다.


메주는 건지고...

'장 거르기' 란 쉽게 말해서 한 독에서 익고 있던 메주는 꺼내서 된장을 만들고
소금물에 의해 검게 빠진 메주즙은 간장으로 숙성되도록 따로 나누는 일을 말해요.

도시 살면서 장 담가 볼 기회가 없는 분들은 이런 용어가 생소하실 것 같아서요...^^



이렇게 건진 메주를 고무 함지에 옮겨서 힘차게 치대어 줍니다. 된장이 다 되어가니 보람도 느끼지만
잔뜩 물 먹은 메주가 무거워 금세 땀방울이 흘러 내립니다. 허리 어깨 팔 다리에 쥐가 막 나려하고...힘들어요~~



닦고 소독해서 준비한 항아리에 치대어 찰진 된장을 퍼 담고 꼭꼭 눌러준 뒤 간장 건더기를 퍼서 올리면 이제 된장은 완성이예요.

곰팡이가 피거나 가시가 생기는 것을 막기위해 된장위에 소금옷을 입히기도 하지만  저희집은 이따금씩 간장 위에 뜨는 간장 건더기(된장 찌꺼기)만 떠서 덮어주는데 다행히 이렇게만 해도 걱정스러운 일은 일어나지 않더군요.


장 거르기 중 '간장편'

메주를 건지고 나면 뜨는 찌꺼기를 이렇게 체 위에 베보자기 밭쳐서 간장을 내립니다.
이걸 바로 윗그림에서 말씀 드렸듯이 된장에 끼얹는다는 거예요.


바가지 속...날간장

이런 상태로 그냥 두면 남아있던 찌꺼기가 계속 뜨는데 가끔씩 걷어주기만 하면 되죠.
일반적으로는 이때 잘 분리시킨 날간장을 달여서 붓고 저장을 하게 됩니다.

장을 달이는 목적은 살균처리하여 저장성을 높이고 간장을 맑게 하는 동시에 졸여서 진한 간장을 얻기위함인데
저희 식구들이 세상에서 가장 힘들어 하는 냄새가 바로 장 달이는 냄새라 불에 간장을 달여 본 적이 없어요.
날이 좋을 때 항아리 뚜껑을 자주 열어 볕을 보게하면 이로 인해 장이 증발해서 양이
점차 줄어들어요. 오로지 볕에만 쬐면서 오래 묵히는 생간장입니다.

무슨 인연인지  제 친정에서도 간장은 달이지 말라고 배워 왔습니다.
지난번 아버지 생신으로 친정에 갔을 때 어머니가 꺼내 놓으신 10년 묵은 간장은 윤기나는 까만 간장색부터 해서 그윽한 향기와 깊은 단맛, 조청처럼 끈적하게 떨어져내리는 그 모양이 어찌나 아름답던지 아버지 생신에 쓰시려고 아껴 둔 것만 아니었어도 정말 염치불구하고 집어오고 싶도록 탐이 나더라구요. 시집 간 딸이 다 이럴까 몰라요.


3년, 청정한 볕에만 졸인 조선간장

매일, 아침 저녁으로 장독대를 드나들며 뚜껑을 여닫고
정성스레 독을 닦아주는 손길 속에서 더 맛있고 건강한 장이 되어주길 바라며...
출처 : 포도나무가지
글쓴이 : 다정다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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