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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원권 지폐이야기

서진35 2009. 9. 23. 02:04
한국은행이 5천원권과 1천원권에 이어 새로운 1만원권 지폐 도안을 18일 선보였다.
새 1만원권은 현재의 지폐보다 크기가 대폭 축소되고 색상도 밝고 화려하게 탈바꿈했다.
인물초상은 세종대왕이 그대로 유지됐으나 앞뒷면 배경무늬와 소재가 모두 달라졌다.
또 홀로그램과 요판잠상, 광가변.시변각 잉크 등 위.변조 방지장치를 대폭 강화했다.

◇ 크기 축소하고 색상은 밝고 화려하게
기존 1만원 지폐의 크기가 가로 161㎜, 세로 76㎜지만 새 지폐는 가로 148㎜, 세로 68㎜로 줄었다. 미국 1달러와 비슷한 크기로 일본의 1천엔보다 작다.
색상은 기존 녹색 계열을 유지하돼 현재의 암록색에서 밝고 화려한 파스텔톤으로 밝아졌다.
색상을 밝은 파스텔톤으로 바꾼 것에 대해 한은은 스캐너 등으로 위조할 경우 색상이 뿌옇게 나오기 때문에 진폐와 위폐를 좀 더 쉽게 구별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 과학적 우수성 강조한 도안 채택
디자인 측면에서는 앞면에는 지금과 같이 세종대왕의 인물초상이 그대로 유지됐으나 뒷배경에는 용포무늬와 물시계(자격루.국보 제229호)가 없어지고 대신 창호무늬에 일월오봉도(日月五峯圖)와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 제2장이 사용됐다.
일월오봉도는 조선시대 임금을 상징하는 병풍그림으로 음양오행을 뜻하는 해와 달, 다섯 봉우리를 비롯해 적송과 폭포가 그려져 있다.
새 지폐에 채택된 일월오봉도는 현재 리움미술관 소장품을 원소재로 삼았다.
용비어천가 2장은 '불휘 기픈 남간 바라매 아니 뮐쌔(뿌리가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아니하므로)'로 시작되는, 최초의 순수 한글 작품으로 내용이 일월오봉도와 조화를 이룬다.


뒷면은 기존에는 바탕무늬가 없었으나 새 지폐에는 천상열차분야지도(국보 제228호)가 바탕무늬로, 보조소재는 기존의 경회루가 없어지고 혼천의(국보 제230호)와 보현산에 있는 광학천체망원경이 각각 사용됐다.
천상열차분야지도는 하늘의 별자리 모습(천상)을 지상의 분야(分野)와 연관해서 하나의 도상으로 표현한 대표적인 천문도로 여겨진다.
혼천의는 천체의 운행과 위치 등을 관측하고 시계역할을 하던 천체 관측기구로 새 1만원권에 실린 것은 조선 현종 시절 송이영이 제작한 혼천시계 일부다.
세종대왕이 천문.과학 기술을 진흥시켰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자격루와 천상열차분야지도, 혼천의 등 국보급 과학유물 3가지가 모두 만원권에 사용된 것이다.
광학천제만원경은 보현산 천문대에 설치된 국내 최대 크기(1.8m)의 망원경을 소재로 했다.


◇ 위조방지 장치
새 1만원권 지폐에는 홀로그램과 요판잠상, 미세문제 등을 첨가해 위조방지 장치를 강화했다.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홀로그램.
앞면 좌측 중앙에 정사각형의 홀로그램을 부착했으며 보는 각도에 따라 우리나라 지도와 태극ㆍ액면숫자(1000), 4괘가 번갈아 나타난다.
칼라복사를 하게 되면 이같은 효과가 사라지기 때문에 위조방지에 효과적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또 볼록 인쇄기법을 활용한 요판잠상을 첨가해 평상시에는 전통문양이지만 비스듬히 비춰보면 'WON' 글자가 나타나도록 했다.
이와 함께 색변화잉크를 사용해 보는 각도에 따라 황금색과 녹색이 변환되도록 했다.
육안으로는 거의 확인이 되지 않고 확대경으로만 식별이 가능한 여러 종류의 미세문자도 넣었다.
현재의 1만원권에는 부분노출 은선이 적용돼 있으나 새 지폐는 숨은 은선을 채택, 빛에 비춰볼 때 `한국은행 BANK OF KOREA 10000'이라는 문자가 인쇄된 형광 처리된 얇은 플라스틱띠가 보인다.
특히 세종대왕 옷깃에는 한글 창제 당시 28자모를 미세문자로 새겨 넣었다.
용지의 두께에 차이를 둬 빛에 비춰보면 가로로 된 3개의 어두운 막대와 2개의 밝은 막대가 교차해 나타나는 숨은 막대 그림이 적용됐다.

이밖에 세종대왕 초상과 혼천의, 문자와 숫자 등을 만져보면 오톨도톨한 감촉을 느낄 수 있는 볼록인쇄, 앞뒷판 무늬가 합쳐지면서 태극무늬가 완성되는 앞뒷판맞춤 등의 위.변조 방지 요소가 도입됐다.

2006.5.18.동아일보